솔직히 처음에는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었어요. 딱히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, 직장도 잘 다니고 있고. 근데 그냥 피곤했어요. 열심히 하는데 항상 부족한 것 같고,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.
커넥터님이 초반에 하루 일과를 물어보셨는데, 얘기하다 보니 제가 스스로에게 쉬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있었어요. 쉬면서도 이걸 해야 하는데, 저걸 해야 하는데를 반복하고 있던 거죠. 쉬는 척 하면서 사실은 안 쉬고 있었던 거예요.
왜 그렇게 됐는지 올라가다 보니까, 어릴 때부터 잘해야 인정받는다는 게 깊이 박혀 있었어요. 성과 없이 존재만으로도 괜찮다는 감각이 없었던 거예요.
아직 완전히 달라진 건 아닌데, 이제는 쉬는 게 게으른 게 아니라는 걸 머리가 아닌 몸으로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. 그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것도요.